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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티븐 핑커의 "빈 서판" 이해하기 -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

by 과학덕후문과샘 2023. 10. 12.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영향력 있는 저서 "The Blank Slate"를 살펴봅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이 백지라는 개념에 반론을 재기합니다. 본성 대 양육 논쟁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 연구가 인간 행동과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알아봅시다.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획기적인 저서 "빈 서판: 인간 본성에 대한 현대의 부정"은 인간이 타고난 특성이나 성향이 없는 백지상태로 태어났다는 일반적인 가정에 도전합니다. 본성 대 양육 논쟁을 탐구하여 인간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유전학과 환경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조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The Blank Slate"에서 제시된 핑커의 주요 주장과 통찰력을 살펴봅니다.

 

 

1: 빈 서판, 고상한 야만인, 기계 속의 유령

빈 서판(blank slate)’깨끗이 닦아낸 서판(scraped tablet)’이라는 뜻의 중세 라틴어 타불라 라사(tabula rasa)’를 의역한 말입니다. 이 말은 철학자 존 로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이 말을 이용해 인간이 수학적 이상, 영원한 진리, 신의 관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본유 관념 이론을 공격하고 자신의 경험론을 옹호했습니다. 그래서 로크의 빈 서판 개념은 세습 왕권과 귀족 신분의 정당성을 뒤흔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백지 상태로 출발한다면 어느 누구도 타고난 지혜나 미덕을 가질 수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빈 서판은 오랫동안 정치적·윤리적 신념을 위한 신성한 경전으로서의 기능을 해 오며 보편성을 획득했습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인종, 인종 집단, , 개인들 간의 어떤 차이도 선천적 체질 차이가 아니라 경험상의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육아, 교육, 대중 매체, 사회적 보상을 개혁함으로써 개인의 경험을 바꾸면, 그 개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업 부진, 가난, 반사회적 행동은 개선될 수 있으며, 사실 개선되지 않는 것에는 책임이 없다. 그리고 성이나 인종 집단 등 이른바 선천적 특성들을 근거로 삼아 차별하는 것은 전적으로 불합리한 일입니다.

 

2: 무너질 마지막 벽

핑커는 백지 상태 가정에 도전한 과학적 발견의 역사를 탐구합니다. 그는 유전학,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인지 심리학의 증거를 탐구하여 우리의 유전적 구성이 우리의 행동, 지능, 성격 특성, 심지어 도덕적 성향의 측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3: 두려움과 혐오

이 장에서는 빈 서판 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로 나타난 사회적 반응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핑커는 결정론에 관한 우려를 다루고 있습니다. 빈 서판에는 어두운 측면이 있다. 빈 서판으로 인해 인간 본성에는 공백이 생겼고, 전체주의적 체제가 그 공백을 열심히 채웠지만 결론적으로 전체주의의 대학살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 했습니다. 그것은 교육, 양육, 예술을 사회 개조를 위한 형식으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집 밖에서 일하는 어머니들과 자식을 원하는 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들에게 고통을 안깁니다. 그것은 인간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생명·의학 연구를 불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의 필연적 결과인 고상한 야만인은 민주주의의 원리와 “사람이 아닌 법의 통치”에 대한 경멸을 부추깁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지적·도덕적 결점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정책의 문제에서는 감상적인 독단을 내세워 효과적인 해결책을 가로막습니다. 불평등에 대한 두려움, 윤리적 의미는 개인 간의 타고난 차이를 인정할 때 발생합니다. 그는 인간 본성을 인식하는 것이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미묘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합니다.

 

4: 우리 고통의 많은 뿌리

핑커"빈 서판"에서 인간 본성을 부정하는 것이 범죄, 빈곤, 폭력과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한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탐구합니다. 그는 이러한 사회 문제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유지되는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영향과 함께 생물학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범죄율의 차이를 설명할 때 핑커는 유전적인 요소와 사회적 환경 모두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그는 범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와 심리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도 사회 및 경제 요인들이 범죄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은 단일한 해답으로 간주되기 어렵기 때문에 생물학과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빈곤과 폭력 문제도 핑커가 다루는 주제입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과 폭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면서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과 동시에 경제 시스템, 교육 기회 등의 외부 요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빈곤과 폭력 문제를 형성하는지 분석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히 경제 개선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거나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핑커의 관점은 인간 본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환경 및 생물학적 요인 모두를 고려하여 사회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합니다.

 

5: 성별

이 장에서 핑커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성별 차이를 조사합니다. 그는 진화 심리학의 증거를 토대로 성 역할, 고정관념, 평등에 대한 논쟁을 다룹니다. 핑커는 성별 차이가 생물학적으로 기인한다는 주장을 제시하면서도 이러한 내재된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엄격한 성별 규범을 옹호하거나 개인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성별 차이에 대한 핑커의 접근은 신경과학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는 뇌 구조와 기능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일부 차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차이들은 언어 처리, 공간 인지, 감정 표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핑커는 성별 차이가 개인의 경험, 문화적 영향 및 사회적 요소와 상호작용하여 복잡하게 형성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내재된 성찰착오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개인들의 다양성과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핑커의 관점은 엄격한 성별 규범을 지지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장려하며, 개인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론적으로, 핑커의 접근은 생물학적으로 기반된 성별 차이를 인식함으로써 우리가 성 관련 문제를 이해하고 다룰 때 보다 정확하고 포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는 과학적 증거와 문화적 변화 모두를 고려하여 개개인과 사회 전체에 대한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6: 어린이

핑커는 "빈 서판"에서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어린 시기의 육아 및 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조사합니다.

“무엇이 한 사회의 주류에 속한 사람들을 각기 다르게-똑똑하거나 우둔하게, 착하거나 비열하게, 용감하거나 소심하게-만드는가의 문제와 관련해서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본성-양육 논쟁은 사실상 끝이 났거나 끝이 나야 합니다.” 그래서 핑커는 이 논쟁을 끝내기 위해 태산 같은 ‘빈 서판’을 넘어서려고 합니다.

그는 아동의 발달, 언어 습득, 도덕적 추론과 같은 주제들을 다루면서 생물학적으로 보편적인 패턴에 대한 영향도 강조합니다. 핑커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특정한 발달 단계를 거치고 언어를 습득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생물학적 본성에 근거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환경이 아동의 도덕적 추론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며, 문화 변화가 개인과 사회 전반에 어떻게 형성되고 전파되는지 설명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육아와 교육 분야에서 보다 효과적인 방법론과 접근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빈 서판(The Blank Slate)"은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얻은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오랜 가정에 도전합니다. 그의 탐구는 우리의 이해를 재구성합니다.

핑커는 타고난 특성을 인정함으로써 결정론에 굴복하거나 차별을 정당화하지 않고 사회 문제에 대한 보다 미묘한 접근 방식을 장려합니다. "빈 서판"은 독자들이 인간에 대해 깊이 뿌리박힌 믿음을 재고하도록 유도합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성과 독특한 개성 모두에 대한 경탄을 대중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평등, 진보, 책임에 있어 안정감을 얻기 쉬운 빈 서판 이론에 깊이 물들어 미처 볼 수 없었던 과학과 상식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보여 주면서 빈 서판 이론이 남긴 장점에 현대 과학의 성과를 잘 결합시키고 있다. 스티븐 핑커는 명석한 사고와 상식 그리고 적합한 과학적ㆍ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현대인이 정치, 경제, 문학, 예술, 성, 육아 등 여러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과학에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방식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제에 딸린 부제가 “인간 본성에 대한 현대적 부정(The Modern Denial of Human Nature)”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사실상 “빈 서판에 대한 현대적 부정(The Modern Denial of the Blank Slate)”이라고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성 대 양육’ 논쟁에서 ‘본성’에 대한 부정은 이미 수도 없이 있어 왔고, 스티븐 핑커는 이 책 전체에서 ‘빈 서판’ 이론의 거대하고 오랜 구조를 논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티븐 핑커가 기본적으로 본능과 본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정을 바탕으로 환경의 영향력을 역설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언어 본능』을 비롯한 그의 전작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책은 균형과 융화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02년 출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과 저널에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찬반의 글들이 쇄도했습니다. 이것은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연장선 상에 있는 진부한 논쟁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가는 과정에서 거치는 폭넓은 동의와 조율의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급변하는 현대 과학의 물결 속에서 인간 중심의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고 선택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